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사진 = 연합뉴스]
ASML TSMC 슈퍼마이크로 연쇄 하락
엔비디아 풋옵션 늘어나며 옵션 만기일 변동성 키워
닷컴버블, 2022년 증시붕괴와 비교하긴 일러
별다른 악재가 없던 엔비디아가 지난 19일(현지시간) 하루만에 10% 폭락하면서 ‘AI 버블 붕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ASML의 어닝 쇼크를 계기로 기술주 고성장에 대한 무한 신뢰가 꺾이자 연쇄 주가 하락이 나타나며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올들어 지속되던 랠리가 지정학적 이슈, 금리인하 시점 지연 등으로 마무리되자 그간 주가 상승이 집중됐던 AI 반도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강세장에서라면 별다른 영향이 없었을 작은 악재에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모양새가 지난주부터 나타나고 있다. ASML을 제외하고는 지난주 실적발표를 한 TSMC나 넷플릭스 등은 1분기 실적은 양호했고 가이던스만 소폭 조정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고 앞으로 가입자수 추이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주가는 9% 하락했다.
풋옵션은 옵션 행사 시점에서의 주가가 계약된 행사가에 비해 낮다면 행사가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로 풋옵션 매수자는 하락장에서 주가 하락폭만큼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엔비디아 풋옵션 매수가 늘어난 상황에선 옵션 투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기일에는 현물 매도를 통해 주가를 끌어내릴 유인도 있다.
메타가 18일 공개한 새로운 오픈소스 AI모델 라마3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19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서 AI 학습에 사용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의 제품을 사용하지만 추론용 반도체는 자사의 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독점했던 추론형 반도체 시장에도 경쟁 심화를 알린 것이다.
다만 엔비디아의 주가 조정이 과거 닷컴 버블이나 2022년 나스닥 붕괴와 같은 큰 폭의 장기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속도 조절은 있을 수 있지만 AI 반도체주들의 이익 전망은 상향되는 추세기 때문이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닷컴 버블 붕괴는 실적이 따라오지 못하는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을 6분기 연속 지속 경험한 후에 터졌다”면서 “그 당시 대표주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0~100 배 수준이었는데 현재 대형기술주들의 PER은 18~30 배 수준이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역시 실적 증가에 따라 작년 83배였던 PER은 올해 50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2022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형 기술주들이 급격한 조정에 들어가며 나스닥이 3분의 2 토막 나기도 했지만 최근 상황은 이와는 다르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0.25%던 기준금리를 1년새 4%까지 올렸지만 현재는 기준금리는 동결되고 있고 연내 최소 1~2회 인하를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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