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커플인 여성 C와 남성 D는 3년 교제하다가 동거한 지 1년이 됐는데, 최근 C가 결혼할 남자가 생겼다면서 헤어지자고 했다.
D는 C와 동거하는 동안 집세, 생활비 등을 거의 다 부담해 그 비용만 2000만~3000만원이 된다.
결혼한 건 아니었지만, 암묵적으로 언젠가는 결혼할 걸로 생각한 D와는 달리 C는 가벼운 연애였다고 했다.
D는 그 사실이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다. 두 사람의 관계를 증명하기는 힘들지만, 그동안 쓴 돈의 일부라도 돌려받을 방법을 찾고 있다.
‘결혼적령기’라는 말은 이제 거의 쓰지 않는다. 그래도 인생에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절이 있다.
그런 시기에 오롯이 한 사람에게 헌신했다면 상대는 그에 대한 책임이 분명히 있다.
결혼생활만 서로 신의를 지키는 게 아니다. 연애에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 더구나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라면 칼로 무 자르 듯 순식간에 헤어지기는 힘들다. 책임지거나 보상해야 할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부가 이혼할 때는 이혼의 책임이 있는 쪽에 위자료를 청구한다. 사실혼도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책임을 따진다.
연애도 두 사람이 합의한 이별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통보받거나 배신을 당해 그 피해가 크다면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하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고,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되는 것은 개개인의 피해를 막는 것은 물론 사회의 건강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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