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와 마음 이야기

김재명

JM Company 대표

  • 작곡가, 재즈 칼럼리스트/작가
  • Queens College of Music, New York, NY 석사

같이 들어요!_199...//Grave Walker_그라지 오프너를 버리며//

글쓴이: Panda  |  등록일: 05.06.2022 19:25:50  |  조회수: 4301


오늘의 추천곡 '같이 들어요!'

제목: Grave Walker

아티스트: Dave Holland (데이브 홀랜드)


......

데이브 홀랜드(Dave Holland)는 영국출신 재즈 더불 베이시스트 이며 작곡가이자 밴드리더로

50년 넘은 시간을 뮤지션으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왔습니다.

그의 음악적 영역은 솔로부터 빅밴드까지 광범위한데요

오늘 추천한 곡인 grave walker 는 2021년 에디션 레코즈에서 발매된 Another Land 라는 스튜디오 앨범에 수록되어진 곡입니다.

이 앨범은 기타리스트 케빈 유밴크(Kevin Eubanks) 와 드러머 오베드 칼버레 (Obed Calvaire )와 함께 데이브 홀랜드가 만든

트리오로 연주된 앨범입니다.

이곡은 기타리스트 Kevin Eubanks 작곡으로

단순한 그루부와 멜로디를 이용해 곡 전체를 군더더기 없이 감각적이고 뚜렷한 색깔로 잘 이끌어 간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


버릴 수 있다는 것은

성숙했다는 뜻이다.

몇 년째 책상 위에 있던

그라지 오픈너를 오늘 버렸다.

이렇게까지 오래 걸렸을까?

우선,

관심이 없었고

둘째로는

가끔 인식할 때 마다 어쩌면 쓸 날이 오지 않을까 하며 망설였다.

그래서

책상 위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의미 없이 그곳에 그렇게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그것은 나와 이별했다.

그라지 오프너를 버리면서

물질적인 것이 아닌 마음의 한 구석을 질기게도 차지하고 있는

나쁜 잔상과 기억들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어떤 잔상이나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우리는 그것에 정신을 빼앗겨

다시 그때 그 순간으로 돌아가 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느끼지 않아도 될

수치심, 죄책감, 분노, 슬픔, 고통...

이러한 것들에 시달리며 지금 이 순간을, 오늘 하루를

망쳐버리고 만다.

이러한 생각들 역시

왜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우선은

버릴 수 있다는 것조차

몰랐을 수가 있다.

또는,

오로지 그것들에 시달리느라

옴짝달싹 못했을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양쪽 모두

무지, 즉 알지 못해서

버리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그럼 이제

우리의 생각과 인식을 재정립해 보자.

우리는

나쁜 기억과 잔상을

충분히 컨트롤하고 버릴 수 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그런 확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버릴 수 있다.

내가

그라지 오프너를 버렸듯이.

그라지 오프너를

어떻게 버릴 수 있었는지 잠시 살펴보면,

그라지 오프너를

인식했고

몇년동안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했으며

왜 버리지 못했는지까지

인식한 후에

버릴 수 있었다.

따라서,

나쁜 기억과 잔상들이 내 마음에 종종 떠오른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평생 나쁜 기억들에 무방비로 시달려 왔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재정립된 생각에 근거해 이러한 나쁜 기억과 잔상들은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면,

어떤 변화가 올까?

우선,

안 사로잡히려 정신을 똑바로 차릴테고

나쁜 잔상과 기억들은 마음으로부터 떠오르기 때문에

내 마음 안을 자꾸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이렇게 연습하다보면

능숙해져서

이러한 잔상과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을

쉽게 그리고 빨리 알아차리게 된다.

그리고 어느날,

더이상

사로잡히지 않고 그냥 흘려 보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르게 되는 것이다.

관심을 덜 받게 된

나쁜 잔상과 기억들은 점점 희미해져 갈 것이고

우리의 마음은

깃털처럼 가벼워 질 것이다.

가벼워진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현재의 나로 더 오래 머물 수 있고

트라우마라는 이름의 족쇄에 갇혀 하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을

기꺼이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JM

모든 글과 사진의 저작권은 김재명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김재명 2022


photo: davehol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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