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산책

오세준

밝은한의원 원장

  • 현 메디컬 한의 아카데미 교수
  • 전 남가주 한의대 교수

무병장수의 씨앗!!

글쓴이: Joon  |  등록일: 12.01.2014 18:12:25  |  조회수: 8653

 요즘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이 한국에서 유난히 많이 사가는 것이 바로 인삼이다. 금산약령시장의 인삼집결지까지 찾아와 인삼을 싹쓸이를 한다고 한다. 그 넓은 땅에 한국산 농작물의 모든 것을 다 흉내내며 만들어내는 중국이 유독 한국산 인삼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었일까?


바로 백두대간의 한반도 정기를 담은 약효때문이다. 제 아무리 넓고 좋은 기후조건에서 생산한다해도 한반도에 맺힌 기운을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약재를 사용하는 것은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고, 그 약재의 氣로서 인체에 필요한 氣를 보충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약물의 성분분석은 약효에 대한 반증은 될 지언정, 결코 그 성분이 약효를 대표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삼의 사포닌 성분이 얼마냐? 사포분 성분을 배양한다! 하는 모양새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미국산 산삼이 한국의 산삼과 같은 효능을 지닌 것으로 광고가 되는데, 양기의 땅 한국과 음기의 땅 미국에서 자생한 산삼이 같은 양기를 듬뿍 지니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또한 열체질에게 과연 산삼이 약일까? 독일까?

산삼은 열체질이 먹어도 상관이 없다고도 하는 사람도 있다. 중국에서도 존경하는 '체질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선생님을 정신나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만일 정말로 열체질이 먹어도 된다면 이미 순양지기의 산삼이 아닌 것이다.


산삼에 대한 논쟁을 접어두고 필자는 장생불사와 신선세계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잣나무 열매인 을 소개하고 싶다. 잣은 허약체질을 개선하고 성인병을 멀리해 준다. 맛과 영양도 풍부하지만 잣의 70%이상의 기름이 필수지방산으로 올레인산, 리놀산, 팔미틴산같은 유효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잣은 모든 열매 중에서 가장 깨끗한 식품으로, 토양오염으로 인해 흙이 다이옥신이나 중금속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잣은 가장 안전한 식품이다. 왜냐하면 잣나무의 목질부분이 오염물질은 걸러 주는 필터 역활을 하고, 오염물질이 지상에서 10~30미터 높이에 있는 잣 열매에까지는 닿지 못하기 때문이다.


잣의 효능은 무수히 많지만 간단하게 열거하면

1.    머리를 맑게 하고 기운을 돋아 치매를 예방한다

2.    체내의 중성지방질을 녹여서 혈액순환을 좋게하며 비만을 치료한다

3.    꿀과 함께 먹으면 가래기침이나 오래된 기침이 낫는다

4.    변비를 개선시킨고 이질을 낫게 한다

5.    중풍초기에 먹으면 중풍기운이 가라앉는다

6.    아토피 피부병에 좋다

7.    관절통, 골절통, 뼈마디가 쑤시는데 좋다

8.    산후풍이나 모든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

9.    모유가 부족할 때 충분하게 나오게 한다

10.장복하면 흰 머리가 검어지면 눈과 귀가 밝아지면서 장수한다


이상으로 잣의 효능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어서 잣을 가까이 하면 약이 필요없게 된다. 이런 잣을 선조들은 음료에 넣어서 먹는데 수정과식혜에 잣을 몇 개 띄워서 먹기도 하고, 신선로에도 은행과 함께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의 하나이다. 그 외에도 잣죽, 잣엿, 백자당, 잣백산, 잣산자, 잣단자 등 고유의 음식 속에 건강의 지혜가 담겨있다.


잣나무는 우리겨레의 나무이며 중국 사람들이 우리의 잣을 부러워서 신라송자라고 매우 귀하게 여기며 얻으려고 애를 썼다. 요즘은 대만산 잣이 들어와 한국의 잣값이 폭락했는데, 수입산 잣은 우리의 잣나무와는 수종이 전혀 다르며 맛과 약효가 1/10도 못 미치는 것으로, 잣이라고도 할 수 없는 열매다.


마른 땅에 한 바스켓의 물을 쏟듯이 비싼 약재를 한번 먹고 마는 것이 아니라, 밤새 내린 가랑비에 온 대지가 촉촉히 젖듯이, 평상시 편안한 가격과 부작용 없는 잣을 상복하는 것이 비싼 약재를 효능도 잘 모르면서 먹는 것보다 더 무병장수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코스코에 가도 잣은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방문 때 토종 잣을 넉넉히 사오는 지혜를 가진다면 건강에 더 가까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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