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탈출

이해왕

선교사

  • 비영리단체 한인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센터장
  •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기고

미주한인 우울증과 방책

글쓴이: 이해왕  |  등록일: 06.23.2011 01:18:31  |  조회수: 6752

1999년부터 중독증 회복사역을 해오면서 많은 우울증 환자들을 대해 왔다. 가정에 부부갈등, 병고, 장애, 자녀문제, 생활고, 또는 중독문제가 있게 되면 가족 모두는 우울해지게 마련이다.

중독자들 중에서 여성들은 주로 우울심리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중독문제에 연루되고, 남성들은 우울심리가 없던 상태에서 중독행위를 하다가 우울해진다. 이렇게 남녀 중독자 모두는 중독 이전부터, 또는 이후에 더욱 심해진 우울심리를 잠시 회피하기 위해서 중독행위를 추구하다가 정작 중독행위를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할 상황에 처해서는 끊을 결심도 해보지만 이미 내면화된 극심한 우울심리를 어쩔 수 없어져서 다시 약물이나 중독행위로 자가 처방을 한다.

우울증의 2 가지 구분

심한정도에 따라서 경증우울(Mild depression)과 중증우울(Major depression)로 구분한다. 우울 심리로 힘은 들지만 일상생활과 직장일은 지속 할 수 있는 상태를 “경증우울” 이라고 하며 이들은 정상적으로 일을 하고 생활은 해도 일반사람들과 같이 생활과 활동에서 기쁨은 맛보지 못하는 점이 문제이다.

중증우울은 그 정도가 아주 심해서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없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여러 가지로 방해받는 경우를 말한다. 우울증도 방치하면 점점 더 심해지기 때문에 경증우울증부터 회복치료를 받아야 한다.  회복모임에 참여했던 한 중증우울증 주부는 실제로 “묘지장례식에 참석했을 때에 관에 누워있는 시신을 끄집어내고 그 관 안에 대신 눕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았다며” 우울증은 중독증보다 몇 배 더 무서운 병 이라고 했다.

또 중독문제 자녀를 둔 한 어머님은 “내가 자살을 하면, 나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죄책감에서 자녀가 중독행위를 끊을 결심을 하게 될 것 이라며...” 마치 자살을 신념처럼 말한 어머님도 계셨다.

한국과 미국의 우울자 비교

한국은 95년도 조사에서 인구의 25%가 우울하며, 이 중에 14%인 700 만 명은 치료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했다. 2000년도 국정자료에서는 중 고등학교 여학생 38%, 성인여성 27%, 노년층 여성 25%가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해서 한국여성들은 젊을수록 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로 “우울증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미국에서도 2천만 명 정도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한 조사에서 성인인구의 17%가 중증우울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경증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6% 이상이나 되어서 미국 성인인구의 23%가 우울증으로 고통당하고 있어 이는 성인 5명 중 1사람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 셈이다.

2005년도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미주한인은 125만 명이며, 그중에 한국태생은 79%라고 한다. 즉, 이민 1세대는 100만 명이나 되며 이들 모두는 성인이다. 그래서 미국 성인인구의 23%를 기준하면 미주한인 우울자 수는 23만 명이나 되고, 한국 인구의 25%를 기준으로 볼 때는 31만 3천명이 우울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주 한인들의 추가적 우울요인들

한국태생 이민자 100만 명은 미국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어서 더 우울할 것이고, 미국에서 태어난 Korean American 25만 명도 한국적인 가정구조와 서구생활환경 적응 때문에 미국인들보다 더 우울할 것이다.

실제로 이민자들 중에는 영주권이나 시민권 취득에 관한 우울증도 있을 것이고, 미국태생 자녀들은 생활습성의 차이는 물론 언어장벽으로 부모와 의사소통이 어려워서도 우울해 진다. 이런 추가적 우울요인들을 감안할 때에 미주한인들은 한국의 우울 수치보다는 약 3%가 높은 28%에 해당하는 35만 명 정도가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성별로는 통상 여성 우울증이 남성보다 배가 많아서 미주한인 우울자를 남성 12만에 여성 23만 명 정도로 볼 수 있다.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요법 심리치료

우울증 회복치료방법은 항 우울성 약물치료, 정신심리 상담치료, 인지행동요법, 생활습성변화, 12단계 영적회복 원리 적용 등으로 생각할 수 있다.

사람들은 1990년 중반까지만 해도 “우울한 것도 병일까?” 하며 의아해 하였던 것이 요즘은 항 우울성 약품들을 스스럼없이 알아보며 우울증 체험담을 자유롭게 나누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간 Prozac, Paxil, Zoloft와 같은 일부 세로토닌 재생성 억제제 항 우울성 약품들이 개발되면서 약물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우울자들의 40% 정도가 되었지만 장기간 약품 치료자들에게서 부작용 사례들이 알려지자 최근에는 약물치료자가 30%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Pennsylvania University 연구팀이 항 우울성 약품 치료와 심리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던 적이 있었다. 이 두 가지 치료 결과에서는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요법 심리치료는 상호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 되어서 요즘은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요법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우울증 회복과 Lifestyle 변화

좋은 관계성, 운동, 올바른 음식섭취, 낙천적 학습 등을 의미한다. 우울 증세에 시달리다보면 아무렇게나 살려고 해서 음식도 대충 먹는 경우가 많아서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래서 우울증에서 회복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간의 부정적인 생활습성들부터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비록 한동안 약물치료나 상담치료를 받아서 우울증에서 호전되었어도 재발위험은 항상 있으므로, 우울자 스스로가 생활습관이나 태도를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는 일은 재발방지에 아주 중요하다.

우울자들의 심리적 내면에는 앞으로도 나쁜 일들만 계속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우세해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과소평가하고, 잘못된 결과들은 자신의 잘못으로만 여기는 염세주의자(Pessimist)가 되기 쉽기 때문에 좋은 관계성 유지와 함께 낙천적 학습이 필요해 진다. 

운동도 우울증 회복에 도움이 된다. Duke University에서 운동과 우울증에 관한 연구를 했던 적이 있다. 우울한 중년성인 156명을 무작위로 운동(Exercise), 약물치료(Zeloft Medications), 약물치료와 운동 병행 등 3 그룹으로 나누어서 4 개월간 조사한 결과 156명 중에 60~70%가 우울증으로 진단할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었다.

다시 말해서 약을 복용하지 않고 운동만한 그룹의 우울자들도 증상이 좋아져서 운동을 한 자체가 항 우울성 약품 복용 시와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물론 항 우울성 약품을 복용한 그룹에서 우울증상 호전이 빨랐던 점은 있었지만, 16주 후에는 거의 모두가 같았다. 그래서 Duke 대학 연구팀은 “1주일에 3회 30분간 속보나 조깅”은 항 우울성 약품 치료와 같이 주요 우울 증상들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 우울증 회복에 음식치료 이론은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음식섭취와 인간의 마음상태 간에 관련성이 있는 것은 확실하며, 특히 트립토판 결핍이론(Tryptophan deficiency theory),  엽산 결핍이론(Folic Acid Deficiency Theory), 오메가 쓰리 지방(Omega-3 Fats)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건강한 사람들도 체내에 필수영양분이 부족해지면 병이 나므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가능한 감정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음식섭취는 물론 좋은 관계성 유지, 낙천주의 학습, 적당한 운동과 일광욕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새로운 생활변화를 도모해야 좋다.

우울증과 12단계 영적치료

심리 상담, 운동, Lifestyle 변화, 또는 항 우울성 약물치료만으로는 우울증으로 야기된 부정적인 생활태도나 정서감정을 모두 다 해소시킬 수는 없다. 실제로 약물치료를 받는 우울자들은 30%에 불과하며 약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가능성이 있고, 심리 상담이나 인지행동요법치료도 80% 정도가 재발 되어서 약물치료나 심리치료를 받아도 12단계 영적회복을 병행하는 것은 아주 효과적이다.

미국에서 우울증 회복모임 형식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57년에 GROW 라는 명칭의 모임이었고, 1985년도부터는 우울증 회복모임들(Depression anonymous)이 형성되었으며, 이 이외에도 계절적 우울증, 산후우울증 회복모임 등 우울증별로 400여개의 우울증 회복모임들이 생겨났다.

이들 우울증 회복모임에서는 회복 12단계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다 좋은 감정을 지닐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갖게 되며, 치료 정보교환은 물론 효과를 본 치료약이나 상담자들을 소개해 주는 등 서로 우울증 회복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며 친교활동으로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점들이 있다.

아쉬운 것은 미주 한인사회에는 미국이나 한국사회보다도 더 많은 우울자들이 있는데도, 아직 한인 우울증 회복모임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더러 영어 의사소통이 수월한 한인들은 미국인 우울증 회복모임에 참여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인 우울자들은 비록 영어권이라고 해도, 한인가정과 문화의 특성 때문에 가능한 한인 우울증 회복모임에서 치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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