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탈출

이해왕

선교사

  • 비영리단체 한인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센터장
  •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기고

사행성 산업의 제로섬과 국가적 대책

글쓴이: 이해왕  |  등록일: 06.23.2011 01:21:17  |  조회수: 3407

아마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중독증도 시작되었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중독증 회복 과제는 국가와 사회에서 외면당한 채 중독가정들만의 몫이 되어 왔다. 그동안 일반질병 치료와 건강에 관한 의학과 과학 분야에서는 눈부신 발전이 있어왔지만 중독증 치유는 주로 중독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감수와 중독자 모임들을 통한 회복대화로만 명맥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가고 나서 가장 분실신고가 잦은 도서 중에 하나가 중독증 관련 책자이다. 벌금을 내고라도 그 책을 그냥 보관하려고 해서이다. 서점에서도 중독증 회복관련 책자들을 일반 사람들의 눈에 잘 띠지 않는 뒤쪽 구석진 곳에 진열해 논 것을 볼 수 있다. 중독 가족들이 책을 고르거나 구입하는 모습까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고 싶지 않은 심정을 고려해서 일 것이다.

남편이 술을 마실 경우 아내가 남편을 알코올 중독자로 알고 회복치유기관으로 안내하기까지는 평균 10년이 걸린다는 조사가 있듯이, 중독확인과 회복시작이 지연되는 이면에는 중독자나 가족들이 “수치심과 두려움”으로 제때 외부에 회복도움을 구하지 못해서 이다.

사실 중독가정들의 수치심은 상대적이다. 사회와 이웃에서 중독자를 "도덕심이 약하다," 또는 "의지가 약해서 못 끊는다"고 생각할 때에 중독자는 자꾸만 더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중독행위를 숨기게 마련이다. 가족들도 형제와 이웃들이 이를 알면 안 된다는 생각에 외부도움 없이 내 가족 내 힘으로만 온갖 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하다가 결국 정서적으로 지치게 되는 것이 중독가정들의 공통적인 현실이다.

각 국 정부는 세원 확대의 일환으로 도박과 주류 산업을 점점 더 합법화하고 있고 담배에서와 같이 엄청난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 비해서 중독가정들을 위한 회복정책 실시는 아주 미미한 실정이다. 한국도 보사부와 해외 관련 부서에서 중독별로 내국인과 해외 교민들 중에 과연 얼마나 많은 중독자들이 있고 회복기관은 몇 개나 되는지를 파악해서 필요한 지원을 서둘어야만 한다.

도박을 일명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 이라고 한다. 이는 도박시설에서 거두어드린 세원을 도박중독으로 문제가 된 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회복시키고 문제도박으로 야기되는 각종 불법적인 사항들을 처리하는 데 소요되는 경찰력을 포함한 모든 비용을 제하고 나면 국가로서도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이다.

정부의 마약 근절 정책은 마약이 국내에 반입되지 못하도록 철통같은 항만 원천봉쇄 정책과 마약 남용자들을 단속하는 데만 국가예산을 많이 투입해 왔다. 언론에서도 주로 연예인들의 마약행위나 억대도박은 대서특필하면서도 중독증 치유모임 안내를 하려면 일반 업체들과 동일한 광고비를 요구해서 회복안내 홍보가 어렵다. 중독 가족들은 수치심으로 외부에 회복을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로 그들에게 치유방법을 알려주어야만 한다.

미국 언론에서는 비영리 단체들의 홍보를 무료로 도와주고 있다. 예를 들면 광고수입에만 의존하는 Google은 비영리 단체들에게 무료광고(Free advertising)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미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무료광고를 도와주었다.

알코올 중독자들이 전체 술 생산의 50%를 소비하고 복권인구 5%가 전체 복권의 약 51%를 구입한다는 조사가 있다. 성인인구의 5% 미만뿐인 도박중독자들이 도박 산업 총매출액의 40%정도를 기여한다. 마약도 같을 것이다. 회복정책으로 마약 중독자들이 더 치유될수록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서 국내 마약반입은 자연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는 국가차원에서 처벌과 단속 일변도에서 회복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함을 알기에 충분하다.

통상 중독가정들은 중독 진행과정 막바지에 달해서나 회복으로 나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다 망가진 상태라 빚이 많고 기본생활비 조차 없어서 상담비용이나 헌금을 낼 수 없다. 더욱이 회복이 다된 다음에도 어느 회복 기관에서 치유되었다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서, 국가와 사회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중독증 회복사역은 늘 제자리걸음 이다.

이웃과 단체들도 중독을 일반 질병과 같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 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이해하며 도와주어야만 한다. 이 세상에서 아프고 싶어서 일부로 아플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독자들도 본인의 의자와는 상관없이 어쩌다 중독 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들이 먼저 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이해하고 환자로 대하며 그들의 고통을 감싸주고 지원해 줄 때에, 중독가정들도 수치심 없이 더 회복으로 나올 수 있고, 중독가정들이 많이 치유될수록 보다 더 건전하고 밝은 사회가 될 것이다. (끝)

* 질문사항 및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로 언제든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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