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우여곡절’ 기업들이 몸소 배운 자동화의 함정

등록일: 01.25.2023 17:08:04  |  조회수: 1086

ⓒGetty Images Bank


자동화 기술은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그러나 적절한 과정을 거쳐 조직 변화와 함께 자동화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안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 자동화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에 대해 알아본다. 


퍼스트 테크 신용협동조합(First Tech Credit Union)은 16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미국의 금융기관이다.


미국에서 8번째로 큰 회사로 주로 기술 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여전히 많은 일을 수동으로 처리했다. 회사의 디지털 및 기술 담당자인 마이크 업튼은 "자동화 여정의 초기 단계에 있다"라고 언급했다. 


퍼스트 테크는 세일즈포스의 자동화 서비스를 도입하고 종이 양식을 대체하기 위해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구현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자동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첫 번째 문제는 회사와 기술 사일로에 걸쳐 있는 잡다한 프로세스였다. 기존 포인트 자동화 솔루션(point automation solutions)이 핸드오프(hand-offs)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빈번했다. 


예를 들어, 국내 전신 송금 프로세스를 완료하려면 105개의 각기 다른 작업을 수동으로 처리해야 했다. 업튼은 "모든 작업을 맵핑하기 시작하자, 얼마나 많은 터치 포인트 및 핸드오프가 있었는지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퍼스트 테크는 지난여름 페가시스템(Pegasystems)의 로우코드 자동화 플랫폼으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작했다. 이 벤더는 크로스 사일로(cross-silo) 기능 때문에 특별히 선정됐다.


그러나 적절한 기술을 보유하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업튼은 프로세스가 잘 문서화되더라도 고유의 워크플로우가 다른 팀에 미치는 영향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특정 부서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술은 매우 강력하지만, 사람들이 일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기란 또 다른 일이다. 사람들은 항상 기존 방식의 익숙함을 버리고 싶지 않아 한다. 프로세스를 다시 상상하고, 엔지니어링하며, 재고하는 작업이 제일 어려웠다"라고 언급했다. 


핸드오프 외에도 신용협동조합은 자동화 여부에 대해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그는 “여러 비즈니스 팀 파트너와 논의해 합의점에 도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어디부터 어디까지 자동화를 적용해야 하며, 어느 부분은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남겨놔야 하는지 일일이 정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제일 큰 장애물은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 변화 관리, 통제권과 관련된 사안이었다. 그는 “다행히도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다른 RPA를 진행하면서 이런 문제가 계속 두드러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긴 전신 송금 프로세스는 다섯 단계로 단축돼 수백 시간의 근무 시간을 절약했다.


또한 평균 통화 처리 시간을 40% 줄였으며, 관련 사례 데이터로 양식을 자동 작성해 모든 데이터 입력 오류를 제거했다.


이 덕분에 직원들은 이제 더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신용 조합은 채용 난 속에서 직원을 더 고용할 필요 없이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러한 우여곡절은 퍼스트 테크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자동화 여정에 착수하는 기업 대다수가 흔히 직면하는 문제다. 

 


누가, 무엇을, 왜 자동화하는가?

세일즈포스와 밴슨본(Salesforce&Vanson Bourne)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1%가 지난 2년간 비즈니스 팀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한 가트너에 따르면, RPA 소프트웨어 시장은 작년 2021년 대비 19.5% 성장했으며, 2023년에는 17.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2025년까지 기업의 70%가 인프라 및 운영 전체에 자동화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2021년 20%에서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자동화를 잘못 도입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면 문제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자동화가 필요하지 않더라도 기술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세스가 자동화된다.


그러나 매우 드물게 발생하거나 일정하지 않은 프로세스라면 자동화가 적합하지 않다.


자동화를 설정하고, 모든 사용 사례를 처리하도록 학습시키며, 직원들에게 자동화 사용 방법을 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이 수동적 접근 방식보다 오히려 더 비싸고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 


또한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의 지능형 자동화 리더인 제임스 맷쳐는 현장과 동떨어진 데이터 과학자의 손에 모든 결정을 맡기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기술을 막다른 길로 몰아가거나, 자동화 작동 방식을 알지도 못하는 사용자에게 일을 떠넘기는 실수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미국 전역에 자리 잡고 있는 한 소매업체와 같이 일하며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이 소매업체는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과 관리자에게 자동화했으면 하는 수동 프로세스가 뭔지 물어봤다. 


맷쳐는 “회사가 받은 제안은 ‘엑셀 스프레드시트 업로드 자동화’와 같은 사소한 작업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작업은 전반적인 운영 방식과 상관없는 시시한 문제였다. 


회사는 이렇게 온 지점에 들려 직원들의 생각을 묻는 데만 6개월을 낭비했다. 그는 “직원들이 제안한 작업은 반복할 수 있는 전략적 작업이 아니었다”라며 결국 운영 측에서는 쓸만한 아이디어를 뽑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패를 경험하자 소매업체는 그제서야 내부 린(lean) 팀을 구성했다. 컨설팅 회사를 고용했으며 역할 기반(role-based) 접근 방식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맷쳐는 “페르소나 기반(persona-based) 맵핑에 약 4개월이 걸렸다. 제대로 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라고 말했다. 그다음 기술을 설계하는 데 2개월, 그리고 첫 번째 사용 사례를 도입하기까지 또 3개월이 걸렸다. 


이제야 업체는 고객이 다양한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으며 각기 다른 종류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각기 다른 직원과 시스템과 연관된 자동화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현재 직원들이 처리하는 업무 중 일부는 고객 셀프서비스 도구로 대체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제품을 반품하고자 하는 고객은 스마트폰 앱에서 이를 처리할 수 있다. 맷쳐는 “고객 페르소나와 직원 페르소나를 일치하는 과정을 거쳐 상당한 양의 업무를 최적화했다”라고 언급했다. 


<출처 :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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