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보다 실 많다··· 직원감시 기술, 주체감 감소 야기"

등록일: 09.06.2022 17:21:02  |  조회수: 1340
ⓒ Pixabay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 근무 직원, 또는 위치 및 생산성을 하루 종일 모니터링해야 하는 ‘긱 직원’을 추적하는 생산성 모니터링 툴의 사용이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직장에서의 디지털 감시는 많은 노동자에게 점차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CCTV 같은 감시 기술은 이미 다양한 산업에서 보편화되어 있지만, 팬데믹 상황을 맞아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는 직원을 감시하려고 소프트웨어 툴에 의지한 기업도 많다.

기업의 감시는 노동자 사생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이어서 전반적인 모니터링 효과를 살펴보려는 연구가 최근 늘어났다.


와이오밍 대학의 경영학과 부교수인 체이스 티엘은 직원 모니터링이 “전 세계 직원에게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직원의 반응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티엘은 SAGE 경영학 저널에 발표된 
‘빼앗긴 주체성 : 직원 모니터링이 일탈에 미치는 역설적 효과(Stripped of Agency: The Paradoxical Effect of Employee Monitoring on Deviance)’의 저자 중 한 명이다. 

이 연구에서 티엘은 다른 미국 대학의 학자와 공동 참여해 왜 모니터링이 실제로 규칙 위반 가능성을 높이는지를 살펴보았다.

기본적으로 2가지 연구와 관련이 있었다. 직장 모니터링 대상을 포함한 100명의 미국 직원을 살펴본 한 연구에서는 모니터링 대상인 참가자가 허가없이 휴식을 취하거나 고용주에게 부정적으로 말하는 등 잘못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는 일련의 작업을 완료해야 하는 200명의 미국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는데, 이 중 절반이 디지털 감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감시를 받는다는 말을 들은 대상자가 규칙을 어길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 경우 작업을 수행할 때 부정행위를 할 수 있다. 


원인은 감시 대상자가 행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감과 ‘주체감(sense of agency)’이 감소한 것이다. 이들은 직장에서나 테스트 중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관리자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 결과는 기업이 잘못된 행동을 방지할 때 직원의 도덕성에 의존하면 모니터링이 역효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이 연구는 공정성으로 모니터링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모니터링 툴을 배포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면서, 티엘은 연구 결과로 기업이 관리자와 직원 모두에게 효과적인 전략을 개발하고, 역효과를 내는 조치를 피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엘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 결과와 기업에 보내는 권고를 정리했다.

보통은 모니터링 툴을 사용하면 직원이 잘못된 행동을 덜 하게 될 것이라고 가정한다. 연구 결과는 어떤가?

흥미롭게도 직관에 반하는 결과를 얻었다.

일반적으로 직원은 감시를 받으면 잘못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번 연구의 진정한 가치는 어떤 메커니즘을 알아냈다는 것이다.

즉, 모니터링을 받으면, 자주적인 선택을 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체성이 직원에게서 사라진다. 사람들에게 엄격한 통제를 가하면 로봇이 돼 버리고 직원이 비인간적으로 변한다. 인간 존재의 중심 요소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후속 메커니즘인 도덕적 책임의 해제를 검토했다. 참여자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을 더 적게 느낀다.

의식적으로는 기제가 작동하고 있으므로 회사 비품을 훔치거나 엄청나게 긴 휴식을 취하는 등 심각한 일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방식으로는 더 자주 업무에서 이탈할 것이다. 왜냐하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나는 내 선택에 책임이 없다. 그리고 내 작업 환경에서 비도덕적인 일이 일어나도 자신은 ‘책임이 없다. 관리자가 모든 사람을 통제하고 있으니까’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현장 연구에서 발견한 것이다. 모니터링을 많이 받는 직원은 다양한 일탈 행위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았다.

일반적인 장소라면 어디에서나 일탈 행위를, 즉 도난이나 태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눈에 잘 띄지 않는 사람일수록 고용주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 일종의 일탈이다.

고용주를 방해하고 더 정치적인 일에 관여한다. 전체적인 일탈 가능성이 더욱 상승한다. 후속 실험에서 응답자가 할당된 업무에서 속임수를 쓸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연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잘못된 행동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이 얼마나 중요한가?

근거로 삼은 이론은 ‘공정성 휴리스틱 이론(fairness heuristic theory)’이라고 한다. 고립된 상태로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대처를 해석하는 방법에 영향을 미치는 경험의 집합체가 있다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성과 평가에서 고용주가 공정하게 대해주고, 직접 일정을 짤 수 있게 해주고, 목표를 정하고 직원과 서로 존중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직원에게 투명하게 대했다면, 그 후에 모니터링을 도입한다면 ‘직원 자신의 선택에 주체성이 없다’는 감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적다.

감시는 본질적으로 직원의 선택을 통제하고 고용 기준에 부합하는 선택을 강요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이때 흥미로운 것은 비록 감시로 주체성을 잃었다고 생각될지라도, 공정한 대우를 받았던 직원에게는 그렇게 큰 상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정한 대우를 받은 직원은 감시를 정당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절도나 태만을 저지르는 동료가 있다면 공정한 경영자가 어쩔 수 없이 감시 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감시의 목적은 내가 아니라 다른 직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효과와 연관 있는 모든 합리성을 살펴보지는 않아서 단지 추측에 불과하지만, 공정성 휴리스틱 이론을 사용하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공정한 대우를 받은 직원은 훨씬 더 유리한 렌즈를 통해 모니터링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니터링을 직원 선택을 통제하고 제한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지 않는다.


연구의 가치는 직접적 영향뿐 아니라 주체성과 개입 효과를 두고 ‘글쎄, 왜 그럴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대단히 '정의로운' 환경일 때는 태만을 조장하는 상황이 완화된다.
 

기업 경영진이 연구 결과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업무를 더욱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가? 

첫째는 왜 모니터링이 필요한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현하는 이유와 모니터링 시스템 구현 방법을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인간이 악하고, 거짓말을 하고, 훔치고, 사기를 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움직인다면, 아마도 올바른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직원이 가장 확실하게 주체성을 잃어버리는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도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직원은 단지 역효과를 내는 결과를 유도할 뿐이다.


모니터링이 정말 중요한 맥락도 있고 신문에서 많이 다루지 않는 유용한 목적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안전에 필요하고, 특히 위험한 환경에서 이러한 목적으로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현대식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 유형은 놀랍다. 직원이 힘들어하는지, 또는 그 이유를 파악하고 건설적인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연구는 모니터링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역효과를 불러오지 않는 감시 시스템 도입 방법에 집중한다.

 

일부 디지털 모니터링 툴은 키 입력을 추적하는 등 훨씬 침투적이다. 침투적인 모니터링 도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조직 표준을 위반하는 행동만 캡처하려는 소프트웨어는 문제가 될 것이다.

직원의 경험을 포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많다. 직원이 어떻게 느끼고, 어떤 동기부여를 받고, 언제 동기 부여가 되는지가 생산성의 최고조를 정한다.

경험 포착 소프트웨어는 전체적인 행동에 집중한다. 직원에게 정당화하는 것, 직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쉬워지므로 경험 포착 소프트웨어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키 입력이나 마우스 이동 히스토리, 방문한 사이트를 추적하고 직원이 게으름을 피우거나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을 보았을 때 관리자에게 보고서를 보내는 시스템은 문제가 될 것이다.

직원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방식으로는 직원에게 긍정적인 무언가를 줄 수가 없고, 오직 부정적인 것만 전달된다. ‘뭔가 잘못했다’보다는 ‘오, 잘했어’라거나 ‘정말 흥미롭다. 이 시간대에 스트레스 수준을 낮출 수 있었겠군’ 같은 방식이 훨씬 직원의 생산성을 높인다.

 
그래서 많은 감시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고용주가 감시 시스템에서 얻는 것이 있다면 반대로 직원은 무엇을 얻는가?’ 이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뜻이다.


<출처 : CIO KOREA>




이민법

사람찾기

상법 · 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