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소문난 잔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등록일: 03.23.2022 17:01:29  |  조회수: 982
애플 마케팅 부서는 사람을 놀라게 할 때의 위력을 알고 있다. 애플의 비밀 유지 능력도 가히 전설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소문도 많이 돈다.

오스카 와일드가 말한 것에 빗대면 신제품 출시 정보를 유출하는 사람보다 더 나쁜 것은 출시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애플과 삼성 같은 IT 대기업이 사용자의 입소문을 유도하려고 일부러 제품 정보 일부를 유출한다는 음모론은 믿을 수 없지만, 분명 애플도 주요 미디어가 몇 가지 제품 정보에 주목하는 정도는 즐기고 있을 것 같다.

 IT 전문가와 영향력 있는 리뷰어들이 새 스마트폰 출시 정보에 흥분해 SNS에 글을 올리면 무료 광고가 되고 대화하기 좋은 주제가 된다.


광고는 섬세한 꽃과 같다.

온라인 입소문이 너무 많아도 제품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금 가장 소문이 많은 제품은 맥북 에어의 새로운 디자인이다.

애플의 타이탄 프로젝트에 어떤 자동차 제조사가 협력업체로 선정될지에 대한 보고서가 계속 출시되면 궁금증이 사라지고 지겨워지기까지 한다. 


입소문은 아이폰처럼 개발 주기가 짧고 예측이 상대적으로 쉬운 제품에 더욱 효과적이다.

정확한 발표가 없어도 다음 아이폰이 대략 언제 출시될지 많이들 알고 있으므로 보통은 한 해가 바뀌고 가을이 오면 분위기가 고조된다. 애플 마케팅 부서도 상황을 연출한다.

음모론도 이런 추세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 사이클이 길면 입소문은 역효과를 낳는다. 이번주만 해도 폴더블 아이폰 발매가 2025년 이후로 연기되었다는 보도가 있었고, 애플 관련 미디어가 이 소식을 빠르게 언급했다.

하지만 대다수 사용자의 관심은 이미 떠났다. 폴더블 아이폰의 정확한 출시일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심이 낮을 것 같다.

독자들은 관심이 없으며 이 장치가 언제 출시될지에 관해서는 더욱 관심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애플 자동차 관련 소식도 이제 뜬소문에 가까워졌다. 아직 현실화되려면 한참 먼 것 같은 애플 AR 글래스도 마찬가지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관심을 끄고 다시는 주의를 돌리지 않는다.
 

광고에 휘말리지 않기

애플 제품은 계속 잘 팔리고 있지만, 출시 전 입소문과 유출 정보가 늘어나고 정확성이 높아지면서 애플 행사의 성격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서류 봉투에서 맥북 에어를 꺼내 모두를 놀라게 한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갔다.


다소 우울하지만 이제 다음 달 초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어떤 제품이 공개될지, 9월 WWDC에는 어떤 제품이 등장할지는 대부분 알려져 있다.

애플은 점점 부자가 되어가지만 애플 사용자의 실망은 커져 간다.

제품이 출시되기 훨씬 전부터 소식이 알려지고, 부주의한 또는 회사에 불만이 있는 엔지니어나 하드웨어 공급업체가 세부 정보를 유출하며, 디자이너가 컨셉트 이미지를 만들어 공개하고, 성능과 외관이 한참 전부터 등장한다.

미디어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지만 모든 사용자는 그 설명을 듣고 원하는 대로 생각해버린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사람들을 전혀 놀라게 할 수 없는 제품을 발표하거나 예상보다 실망스러운 제품을 들고 나타나게 된다.

애플 워치 시리즈 7처럼 소문이 빗나가고 훨씬 평범한 실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상하게도 그 반대의 경우, 즉 업그레이드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입소문이 돌고 실제 제품이 아주 훌륭한 모습으로 출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애플이 애플 워치 시리즈 7이 게임 체인저라고 장담한 적은 없다. 

 
이미 애플 자동차, 폴더블 아이폰, 애플 글래스의 가상 이미지가 많이 등장했다. 이런 멋진 컨셉트 이미지가 현실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실제 제품이 등장해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

가상 렌더링 이미지에 두꺼운 베젤이나 답답하게 좁은 디스플레이를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만일 그런 경우라면 전혀 입소문이 퍼지지 않았을 것이다.


필자도 애플 제품에 대한 입소문 기사를 평생 작성하지 않을 거라는 약속은 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애플이 일정 입소문의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이 사실이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스스로 잡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 물론 여기서 거위는 사용자의 관심을 의미한다.


<출처 :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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