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소송 정보

피고의 의미

질문자: 관리자  |  등록일: 03.30.2012 16:14:08  |  조회수: 7121
미국은 소송의 천국이다. 미국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누구나 소송을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이것은 반대로 누구나 쉽게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동포들이 자신의 불이익을 호소하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 자신이 소송의 피고가 쉽게 될 수 있고, ‘피고가 됨’이 뜻하는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뜻밖에도 둔감하다.

많은 의뢰인들이 소송이 이미 진행되고 있거나, 심지어 이미 패소판결을 받은 이후에야 “이게 뭐지?”라는 의문과 함께 변호사를 찾아온다. 자신이 재판에서 졌고, 판사가 원고측 주장을 거의 대부분 수용해 원고승소 판결을 내려 주었다고 설명하면, 그때서야 펄쩍펄쩍 뛰기 시작한다.
 
“아니 어떻게 나도 모르게 재판을 할 수 있느냐” “사실도아닌데 어떻게 이런 억울한 판결이 나올 수 있는가” “나는 전혀 잘못이 없기 때문에 무시했을 뿐이네…” “어떻게 미국같은 나라에서 이런 억울한 일이 생길수 있느냐” 등등

결론부터 말하면 소송의 피고가 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거나, 피고가 됨을 무시해버린 ‘법적 무지’의 대가이다. 결국 책임은 본인 자신이 질 수 밖에는 없다.

이곳에서의 민사소송은 원고측이 소송장을 피고에게 전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전달의 방법은 직접전달(Hand Delivery)과 등기우편(Certified Mail)이 주로 사용된다.

즉 대부분의 피고는 위의 두가지 방법중 최소한 한가지 또는 두가지 방법 모두를 통해 소장을 이미 전달 받았다.

따라서 다소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법원서류를 의도적으로 무시했거나, 혹은 영어해독의 어려움으로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책임은 피고 자신에게 있다.

그러므로 일단 소송관련서류로 생각되어지는 법원 서류가 배달되면, 즉시 전문변호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자기보호의 첫번째 단계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상당수의 한인들은 바로 이 첫 단계의 자기보호책에 너무나 무관심하다. 여기에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면 점점 더 해결은 힘들어 지게 된다.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 예상밖으로 많은 동포들이 “내가 오히려 피해자인데 무슨 소리야” “내가 억울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데…” 라는 식으로 자기 판단에만 의지해 소송절차 자체를 깡그리 무시하는 태도를 자주 보인다.

억울하던 아니던, 피해자이던 가해자이던 간에 일단 소송을 당한 이상 법정에서 ‘법적으로’ 싸워야만 한다. 자기 혼자 소리높여 정당성과 억울함을 호소하고 부르짖는 것은 ‘법적인 방법’이 아니다.

일단 소송을 당하면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법적 대응책을 강구해야만 되고, ‘법적인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해야 된다.

많은 동포들이 이미 재판이 끝난 상황, 다시 말해 원고에 유리한 판결이 나버린 판결문이나 집달리의 압류 통고서(Marshall Notice)를 들고서야 비로소 마지못해 변호사를 찾아오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본다. 그때 가서야 펄쩍펄쩍 뛰는 이들을 보면 “왜 진작 찾아오지 않았나” 는 안타까움이 드는 것이다.

우리말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는다”란 속담이 있다. 미국에서 소송을 당하고도 이를 무시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동포들에게 꼭 다시 한번 주의를 환기시켜 주고 싶은 속담이다.

“제발 소송장을 무시하지 마십시요.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 하십니다.” 이것이 소송의 천국이란 미국에서 변호사로서 내가 의뢰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제일 첫번째 법적 조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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